거리 개요 🇪🇸
프로미스타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약 20km)
오늘의 길은 메세타(Meseta) 특유의 평평한 풍경이 계속 이어지는 여정이었어요. 길 자체는 큰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없고, 드넓은 밀밭과 해바라기밭 사이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걷는 구간이라 “단순하지만 묘하게 마음을 비우게 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프로미스타 출발
프로미스타는 운하가 흐르고 있는 작은 마을인데, 산 마르틴 성당(Iglesia de San Martín) 이 특히 유명합니다. 11세기 로마네스크 건축의 정수라고 불리는 곳인데, 아침 햇살에 비친 성당의 둥근 아치와 기둥 장식들이 정말 고풍스러웠습니다. 출발 전 들러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3.6km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 "Poblacion de campos"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조식을 먹고 갔어요. 다음 마을에는 카페가 없어요ㅠ



계란과 베이컨이 들어간 바게트 샌드위치 와
카페콘레체인데 나름 먹을 만했어요.
* 가격 : 5.20유로
2. 빌라프라데스 데 캄포스 (Villaprodrigo / 약 8km 지점)

길 초반은 운하와 평야를 나란히 따라가다가 작은 시골 마을들을 지나게 됩니다. 빌라프라데스는 조용한 마을인데, 순례자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광장과 벤치가 있어 아침 휴식에 딱 좋았습니다. 여유롭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지나가는 순례자들과 눈인사하는 시간이 참 따뜻했어요.
3. 레볼레다 데 라 바이에 하 (Revenga / 약 13km 지점)

중간쯤에 위치한 레볼레다 근처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메세타 풍경이 절정에 이릅니다.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 보면, 마치 하늘과 땅 사이에 혼자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어요. 어떤 분은 이 길이 너무 단조롭다고 하시지만, 저는 오히려 마음속 소음이 사라지고 묵묵히 걷는 명상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4. 빌라르 멘 테로 데 캄포스 (Villalcázar de Sirga / 약 17km 지점)
카리온 직전에 있는 이 마을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습니다. 특히 산타 마리아 라 블랑카 성당(Iglesia de Santa María la Blanca) 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에요. 템플 기사단과 관련된 역사 깊은 성당인데, 웅장한 입구 조각과 내부의 고딕풍 제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을 카페에서 먹은 순례자 메뉴(특히 하몽과 와인!)도 오늘 하루의 에너지를 다시 채워주었네요.


산타 마리아 라 블랑카 성당(Iglesia de Santa María la Blanca) 바로 앞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 감자튀김 + 오렌지주스를 주문했어요.
먹는 건 아끼지 말고 든든히 먹자 주의 라 ㅎㅎ
* 가격은 11.50유로
5.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도착 (20km)
드디어 카리온에 도착하면, 도시 특유의 활기가 느껴집니다. 이곳은 중세 시대 카미노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성당과 수도원들이 많아요. 산타 클라라 수도원(Convento de Santa Clara)과 산 후안 교회(Iglesia de San Juan)는 꼭 들러볼 만하고, 저녁 무렵 강가에 앉아 쉬는 것도 추천합니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알베르게 숙소
* 가격 : 10유로 (현금만) 침대커버 1유로 (현금)



알베르게 숙소 정문그림이 눈에 확 띄어서 찾기 편합니다.

부엌과 세탁실이 1층에 있고 야외테이블이 있습니다.

알베르게 숙소는 2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2층침대가 아니라서 너무 좋았어요 ^^

성모 마리아 님이 뜨거운 햇볕에 사진이 그늘이
쫌.. ㅠ

성당 안에 알베르게 숙소라서 예수님과 마리아 님 동상도 있습니다.

조금 큰 도시여서 인지 ATM 현금 인출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수료 너무 비싸네요.
*1번 현금 인출에 수수료 5.95유로 ( 원화 9천700원 정도)
🎇축제 행사명: Fiestas de San Zoilo (산 조일로 축제)
*날짜:
2025년 8월 25일 (월요일), 산 조일로 축제 기간 중 수호성인의 날(Día del Patrón)
*행사 기간:
전통적으로 축제는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이어지는 5일간이며, 8월 중순에 열립니다.
*행사 특징
주요 행사일인 이날은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특히 지역의 청년들(‘quintos’)이 성인을 모시며 춤추는 독특한 **퍼레이션(행진)**이 펼쳐집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음악 공연, 연극, 놀이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축제 기간 전후로도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집니다




대한민국 국기도 아닌 북한 국기 가 걸려 있는 게
신기하고 조금은 당황스러웠어요.ㅎ

후지 필름 이란 단어도 이젠 옛 추억 속에 잊힌
이름이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사진 한 장 찰칵^^

프로미스타에서 카리온까지는 풍경이 단조롭지만, 마음의 순례라는 의미에서 가장 ‘순례길다운 길’이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평원 위를 걷는 시간이 처음엔 지루했지만, 어느 순간 그 단조로움이 주는 평화가 오히려 큰 선물이 되었던 하루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