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르니요스(Orniños) → 카스트로헤리스(Castrojeriz) 구간 개요
오르니요스에서 카스트로헤리스까지의 길은 약 19km 정도로, 프랑스길 중에서도 메세타(Meseta) 평원의 시작을 알리는 구간이에요. 숲길과 마을을 지나 점점 드넓은 평야 지대가 펼쳐지는데, 순례자들에게는 ‘길 위의 고요함’을 가장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부르고스 근교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고, 점차 밀밭과 보리밭 사이를 가로지르는 길로 이어지면서, 멀리 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카스트로헤리스의 장대한 모습이 순례자들을 맞이합니다.

🚶 오르니요스 → 카스트로헤리스, 메세타의 시작을 느끼다
오르니요스를 떠난 아침, 아직 공기가 차가울 때 작은 마을을 뒤로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특별한 기념물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돌담 사이로 흘러나오는 고요함이 ‘이제 진짜 메세타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어요.

길은 점점 열리기 시작합니다. 숲이나 산길이 아니라 끝없이 펼쳐진 밀밭과 보리밭,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흙길. 하늘은 더없이 넓고, 바람은 메마른 들판 위를 지나며 순례자들의 땀을 식혀주는 듯합니다.
솔직히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침 일찍 출발하면서 빈속에 걸었더니 배가 거픈 찰나에 쉬면서 간단하게 아침 겸 휴식을 취한 카페
카페콘레체 + 햄, 치즈 +계란 바게트 샌드위치
* 가격 : 5.20유로
이번 여정에서 한국 음식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스페인 음식이 저한테는 입맛에 맞았습니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힘든 여정에 배가 고픈 것도 한몫 ㅎㅎ

주변에 성당 종소리가 계속 울리길래 커피와 샌드위치를 다 먹고 여정을 이어 가는 길에 성당 종소리 직접 체험하기 액티비티가 있더라고요.
관광객들과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체험이 될듯합니다.

카스트로 해리스 마을로 가는 길에 보게 된
언덕 위 폐허가 된 성곽(Castillo de Castrojeriz)은 로마, 무어인, 중세 기독교 왕국까지 이어진 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비록 폐허가 된 성곽 교회였지만. 웅장하고 멋진 건물 외곽은 남아있었습니다.

중간에 만난 보아디야 델 카미노 마을은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옛 사법 기둥(롤로)을 보며, ‘여기에도 역사가 이렇게 켜켜이 쌓였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커피와 과일도 판매가 아닌 기부 형태로 운영되지만
1유로 정도 내고 마셔주는 센스 는있어야겠죠~^^

멀리서부터 언덕 위에 길게 늘어선 카스트로헤리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햇볕에 반짝이는 옛 성곽의 실루엣은, 마치 ‘여기까지 잘 왔다’ 하고 반겨주는 것 같았어요.
마을 안에는 콜레히아타 성당(La Colegiata de Santa María del Manzano), 산 후안 수도원 유적 등 중세 순례자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장소들이 가득합니다.

실제로 마을에 들어서면 길게 뻗은 골목길과 곳곳의 옛 수도원, 교회들이 순례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저는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콜레히아타 성당 앞에 앉아, 그냥 한참 동안 가만히 그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1유로 를 지불하고 성당 안에 전시된 역사적인 그림과 전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안에서 찍으면 안 되는데... 나와서 알았어요 ㅠ


🏨 카스트로헤리스 알베르게
숙소 정보
가격: 15유로 ( 도미토리 2층침대 혼성)



새로 지어진 건물인지 매우 깨끗한 숙소였습니다.
여자주인 도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어요.


제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에서 성당 방향으로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바로 Orion 알베르게 숙소 가 나와요.
여기에서 비빔밥 외에 여러 한국음식과 스페인 음식을 디너 저녁메뉴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모로코에서 왔다는 직원도 매우 친절했구요.




비록 저는 여기에 머무르지는 않았지만 15유로에
스페인 저녁식사를 맛나게 먹었습니다.

결혼 생활을 거의 50년째 진행 중이라는 존경스러운 아일랜드에서 온 어느 노부부를 만나서 재미있는 대화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역시 오랫동안 함께 한 부부라 그런지 얼굴 표정이나 행동등이 편안해 보냈습니다.
제 저녁 식사 15유로 까지 내주려고 하시는 친절함에 감동 2배였습니다 ^^
( 저는 미리 지불함 ^^;)
🌾 한 줄 소감

“이 길은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라, 순례자의 마음을 천천히 비워내는 길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메세타의 시작, 그리고 멀리서 다가오는 카스트로헤리스의 실루엣은 제 순례길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도 부엔 까미노~~💛
Buen Camino 💛